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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영상제작(FLOW 등)

AI가 고집을 부리고 거절하는 경우

"안 됩니다"라고 해놓고, 캐물으니까 결국 됐다

AI가 뭔가를 안 된다고 할 때, 그 "안 된다"가 진짜 안 되는 건지 그냥 처음부터 막고 보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번 일이 딱 그랬다.

무슨 일이 있었나

책상에 엎드려 잠든 여성이 잠결에 커피를 쏟고 여우신사가 쏟아진 커피를 LP(레코드)로 바꿔서 음악을 들려주는 4컷짜리 일러스트 이미지가 있었다. 이걸 그대로 쓰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편집해서 쇼츠 영상으로 만들려고, 활용할 방법을 찾아봐 달라고 했다.

돌아온 답은 "해외 작가의 일러스트인 것 같은데 사용할 수 없다"였다.

캐물으니까 대답이 계속 바뀌었다

여기서 그냥 물러나지 않고 하나씩 다시 물었다.

  •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쇼츠를 만드는 것인데 불가능한 것이냐?" → "그렇다"
  • "그럼 다른 방법으로 원작과 다르게 하면 되지 않느냐?" → "그럼 가능하다"
  • "여우신사가 아니어도 되지 않겠느냐. 요정일 수 있지 않냐?" → "가능하다"

처음엔 그냥 "안 된다"였는데, 표현을 바꿔서 다시 물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대답이 나왔다. 결국 마지막엔 "가능하다"로 끝났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한 게 진짜 원칙이었다면 뒤에서 계속 말이 바뀔 이유가 없는데, 캐묻는 만큼 대답이 달라지니 처음의 "안 된다"가 무슨 기준으로 나온 건지 알 수 없어졌다.

캐릭터를 바꿔서 다시 만들어보니, 이번엔 디테일이 다 어긋났다

여우신사 대신 요정이 등장해서 커피를 LP로 바꿔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새로 만들어봤는데, 이번엔 다른 문제가 나왔다. "원본 이미지는 커피가 쏟아진 범위가 LP의 크기정도였으나 새로 생성한 이미지는 엄청 넓게 여기저기 튀어 있어서 지저분하기까지 했다. 시간도 고정되어 있어서 이대로는 안 된다"고 지적할 정도로 컷마다 디테일이 안 맞았다.

없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레퍼런스가 되는 이미지가 있는 상태에서도 그 디테일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다시 이미지를 뽑을 프롬프트를 요청하였더니 이번에도 또 고집이었다. 결국 이미지를 다시 뽑는 대신, 가진 4장을 직접 고쳐서 완성본(16초 분량)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AI가 주장한대로 편집한 내용이다.

문제 어떻게 고쳤나

쏟아진 범위가 컷마다 다름 크게 쏟은 이미지를 기준으로 삼고, 요정 컷에서 요정만 오려 붙여 쏟은 모양을 두 컷에서 동일하게 맞춤
요정 날개가 다름 결말 창가의 다른 요정을 지우고(창밖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메움), 요정은 레코드판 위에서 날개 하나만 나오고 요술을 부리고 사라지는 흐름으로 정리
시계가 계속 2:03 결말 시계를 2:07로 바꿔 음악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지난 흐름으로 처리 (쏟는 순간까지는 같은 1분이라 2:03 유지)
LP가 그냥 놓여 있음 LP 라벨이 실제 레코드 속도(33⅓회전)로 돌도록 하고, 가운데 축을 고정해 진짜 돌아가는 판처럼 보이게 함
간판 "NEET" 네 장면 모두 원래 간판과 같은 색과 굵기로 "CAFE"로 교체
AI 표시(✦), 앞부분 무음, 컷 튐 워터마크 잘라내고, 빗소리를 처음부터 넣고, 쏟는 순간은 탁 끊고 살짝 흔들리는 확대로 처리

여전히 못 푼 것

  • 처음에 "안 된다"고 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왜 캐물을 때마다 대답이 달라졌는지 끝내 알 수 없었다.
  • 이미지를 새로 생성하는 방식으로는 컷 간 디테일(범위, 날개, 시간)을 일치시키지 못해서, 결국 내가 원하는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포기하고 AI가 원하는 방법으로 하나하나 수정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 AI가 처음부터 정확한 기준을 갖고 답하는 게 아니라, 캐묻는 만큼만 조금씩 물러나며 대답을 바꾸는 이 패턴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아직 답을 못 찾았다.

제미나이가 말하는 원인 및 해결책

현상 발생 원인 해결책
처음에 무조건 "안 된다"고 거부했다가, 캐물을수록 대답이 계속 바뀜 저작권 및 안전성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AI의 보수적인 디폴트 방어기제 작동 — 사용자의 조건 제시 폭에 따라 내부 허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재조정하기 때문. 우회 조건 구체화 — 처음부터 법적/기술적 불가 선언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아이디어 차용", "요소 변형" 등 우회 조건을 구체화하여 AI의 허용 범위를 강제로 좁혀 들어가야 함.
레퍼런스가 있어도 컷 간 디테일(범위, 날개, 시간 등)이 다 무너져 엉망이 됨 단발성 프롬프트 생성 방식의 한계 — 컷마다 고유의 시드(Seed)와 렌더링 값이 임의로 변동되며, 캐릭터와 배경의 시각적 일관성(Consistency)을 유지하는 기능적 제어가 부재함. 시드(Seed) 및 레퍼런스 고정, 영역별 인페인팅(Inpainting) 제어 — 캐릭터와 배경의 기준 이미지를 Image-to-Image나 캐릭터 레퍼런스로 지정해 컷 간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통째로 이미지를 뽑지 말고 마스킹 기능을 통해 시계·간판·쏟아진 범위 등 틀어진 디테일 영역만 부분 생성으로 강제 고정.

정리

"안 됩니다"라는 답을 들었을 때 그냥 넘어갔다면 아예 시도조차 못 했을 일이었다. 캐묻지 않았으면 몰랐을 정도로 처음의 거부와 나중의 대답이 달랐다는 게 이번 일의 핵심이다. 결국 AI의 첫 대답을 곧이곧대로 믿기보다, 각도를 바꿔가며 여러 번 물어보고 안 되면 직접 손을 대는 게 더 확실하다는 걸 다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