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적은 것들만 봐도 도구가 꽤 여러 개 등장했다. Suno로 곡을 만들고, Flow로 이미지를 뽑고, Vrew로 편집하고, 그 사이사이 Gemini API로 이런저런 자동화를 걸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산 내역을 보다가, 이걸 다 따로 구독하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하나씩 늘어난 건데 합쳐보니 부담스러웠다
각 도구를 도입할 때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곡 만들려면 Suno가 필요했고, 그 곡에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려니 Flow가 필요했고, 그걸 영상으로 붙이려니 Vrew가 필요했다. 하나씩 보면 다 합리적인 선택인데, 한 달 결제 내역을 모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여러 곳에 쪼개져 나가고 있었다. 매달 이 정도를 쓰고 있었나 싶은 순간이었다.
도구마다 성격이 완전히 달라서 머리를 계속 바꿔야 했다
비용 문제만이 아니었다. 도구마다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달라서, 하나에 익숙해지면 다른 걸 쓸 때 또 새로 적응해야 했다. Suno는 프롬프트 몇 줄로 곡 전체가 뚝딱 나오는데, Flow는 캐릭터 하나 일관되게 유지하려면 등록 절차부터 신경 써야 할 게 많았다. Vrew는 또 자막 자동인식이 안 맞아서 수작업이 필요했고. 하루에 이 넷을 왔다갔다하다 보면, 방금까지 쓰던 도구의 사고방식을 계속 리셋해야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하나로 합치기는 어려웠다
"그냥 하나만 잘 쓰면 안 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실제로는 각 도구가 잘하는 영역이 뚜렷하게 달라서 대체가 안 됐다. 음악은 Suno가 압도적으로 편했고, 캐릭터 이미지는 Flow만한 게 없었다. Vrew도 편집 자체는 불편해도 자막/음성 처리 기능이 워낙 잘 짜여 있어서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결국 도구를 줄이는 것보다, 이 조합을 유지하면서 관리 부담을 어떻게 낮출지를 고민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금까지 겪으며 느낀 각 도구의 성격
- Suno: 결과물이 빠르게 나오는 대신, 한 번 만든 곡을 세밀하게 다시 다듬는 건 잘 안 된다. 원곡을 그대로 재사용하려는 시도(멜로디 고정하고 가사만 바꾸기 같은)는 거의 안 먹혔다. "새로 만들기"는 강하고 "수정하기"는 약한 도구라는 인상이다.
- Flow: 캐릭터를 한 번 제대로 등록해두면 여러 장면에서 재사용하기 편한데, 그 등록 과정 자체가 손이 많이 간다. 미세한 지시(표정, 자세 살짝 바꾸기)에는 약하고, 차라리 확실하게 다른 걸 요청하는 게 결과가 더 안정적이었다.
- Vrew: 자동 자막/편집 기능이 있어서 편한데, AI 생성 보컬처럼 사람 목소리가 아닌 오디오에는 인식률이 떨어졌다. 사람이 검수하는 과정이 결국 필요했다.
- Gemini API: 다른 셋과 달리 이건 완성된 결과물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자동화 파이프라인의 부품으로 쓰기 좋았다. 혼자서 뭔가를 완성해주는 도구라기보다, 다른 작업들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에 가까웠다.
여전히 못 푼 것
- 구독료를 줄일 방법을 딱히 찾지 못했다. 각 도구가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갖고 있어서, 어느 하나도 쉽게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 도구를 바꿀 때마다 생기는 "사고방식 리셋" 부담을 줄일 방법도 아직 없다. 이게 익숙해지면 나아지는 건지, 아니면 계속 이런 식으로 피곤할 건지는 좀 더 써봐야 알 것 같다.
- 여러 도구의 결제일과 갱신 주기가 다 달라서, 이걸 한눈에 관리할 방법도 아직 정리를 못 했다.
정리
AI 도구를 하나씩 도입할 때는 매번 합리적인 선택이었는데, 합쳐놓고 보니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도구 하나로 다 해결하는 건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이고, 결국 여러 도구를 병행하는 걸 전제로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 부분은 아직 뾰족한 답이 없어서, 나중에 뭔가 방법을 찾으면 다시 적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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